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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기타

당구, 나를 약하게 하는 크립토나이트 같은 사람

당구를 치면 나를 약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크립토나이트 같은 사람 ㅠㅠ

아픈 슈퍼맨, https://www.pxfuel.com/ko/desktop-wallpaper-gbhks

크립토나이트(위키)는 강력한 히어로인 슈퍼맨조차 무기력하게 만드는 DC 코믹스 세계관에 존재하는 가상의 물질이다. 

크립토나이트, https://www.pxfuel.com/ko/desktop-wallpaper-gbzul

 

고수는 실력 하나로도 나를 숨막히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고수 뿐만 아니라 저점자의 경우도 나를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당구를 친다면 반드시 겪는 상황들이다. 

이러한 것들을 오늘도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사람도 있다. 

만약 본인이 후자라면 당구 치기에 정말 선천적인 재능을 하나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정적인

  1. 독특한 자세 - 당랑권 스탠스 같은, 두 무릎을 모두 같은 방향으로 과도하게 굽힌 상태인데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2. 스트로크 횟수가 많음 - 10회 이상 넘어가면 속터진다. 
  3. 긴 인터벌 - 꼭 40초가 아니더라도 공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완급 조절도 없이 시간을 다 쓴다. 
  4. 설계하는데 움직임이 없음 - 짧은 인터벌일 수도 있으나 움직임이 없다. 
  5. 엎드렸다가 일어나는데 간단한 인사조차 안함 - 몇 번 겪으면 또 일어날 것이다 아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도 한다. 
  6. 자기 당구 안된다고 빵빵 조짐 - 화가 났을까? 왜 화가 났을까? 라는 생각을 하나 심어준다. 괜히 미안해져서 같이 못 치게 될 수도 있다. 
  7. 독특한 리듬을 갖고 있음 - 리듬을 속으로 맞추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어쩌면 비슷하게 따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8. 세 손가락으로 큐를 잡음 - 모든 시선이 상대방의 손가락으로 가게 된다. 
  9. 세게치려다가 춤을 추면서 부드럽게 큐질을 함 - 독특한 리듬의 한 종류인데 공이 잘 들어가면 저 스트로크가 맞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0. 상하 격차가 큰 펌프질 - 같이 펌프질을 한다. 
  11. 치면서 몸도 같이 비틈 - 과한 회전이 발생하고 공들이 놀라서 뛰어다니다가 테이블 밖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 같이 제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2. 혼자 중얼거림 - 어느 새 중얼거림에 익숙해져서 당구는 뒷전이고 중얼거림의 내용을 궁금해하기도 한다. 중얼거림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분도 있는데 대화에 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13. 공이 깻잎 한장 차이로 새는데 상대방은 계속 고개를 끄덕 거림 - 마치 잘 쳤다고 인정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의 아픔을 상대방이 알아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끌리거나 전투력이 약해진다. 
  14. 나이스를 하지 않음 - 이 사람에게 이 득점은 당연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15. 공이 빠질 때 굉장히 아쉬워하지만 바로 본인 칠 자세를 함 - 이런 분이 보통 나이스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냥 아무 말도 안 해줬으면 한다. 
  16. 시선이 향해 있을 때 움직임 - 규칙적인 것은 그나마 나은데 불규칙한 경우 정말 신경 쓰인다. 특히 얼굴이나 머리를 계속 만지는 사람이 있는데 피부병이 있나 의심스럽다. 
  17. 엎드려있는데 큐손질을 소리나게함 - 큐손질에 진심이다. 나무 줄판인 경우 목탁소리가 나기도 한다. 
  18. 핸드폰 통화 - 전혀 거리낌 없이 받는다. 보통 통화 내용이 심각한 경우가 많다.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는데 위로해 주고 싶다. 
  19. 카톡 주고받기 - 불규칙한 움직임 중에 하나다. 소리라도 꺼주면 좋겠다. 
  20. 나 안보고 모니터 리플레이보기 - 쉬운 공이 떴을 때 막상 쳐서 성공하면 상대방이 맞았냐고 물어보고 기다렸다가 치자니 내가 샷 하는 리듬을 잃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도 마이너스가 된다. 
  21. 트림하기, 방귀 뀌기 - 50이 넘어가는 상대방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대놓고 웃을 수도 없고 어르신들이니 어쩔 수 없지만 독특한 사운드가 나면 혼자 빵 터진다. 
  22. 스트로크하는데 노려보기 - 무서운 눈빛의 소유자에게는 눈을 깔게 되거나 잦은 아이컨택으로 친밀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 
  23. 치는 중에 말걸기 - 그냥 말을 거는 것은 가끔 있을 수 있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하면 질문이 점점 증폭되어 어느샌가 당구에 대한 생각보다 질문이 더 커진다. 
  24. 전투력 0, zero - 어린 아이 같기도 하고 소녀 같기도 하다. 부끄러워하기라도 한다면 내 마음은 금세 녹아내린다. 상대방의 공이 안 맞는 게 심해지면 같이 가슴이 아파져서 공을 일부러 주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도 한다. 
  25. 힘들어하고 한숨을 쉼 - 갑자기 안되는 경우라면 있을 수 있지만 너무 큰 한숨은 어느새 전염이 되어 나도 공이 잘 안 맞을 경우 따라 하게 된다. 너 한숨 나 한숨.
  26. 혀 차기 - 저 사람은 언제부터 혀를 차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27. 쩝쩝거리기 - 혀 차기파 vs 쩝쩝거리기파, 나눠지는 것 같다. 둘 다 하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쩝쩝거리기는 필자도 했었는데 내가 전염시켰을 수도 있다. 

 

긍정적인

  1. 자연디펜스 - 저점자의 근본없는 스트로크 세기와 키스가 만나서 자연디펜스가 정말 잘되기도 한다. 저점자라 상대하기 싫은 게 아니라 힘든 게 싫은 것이다. 그래도 점수 올리시라고 긍정에 포함시켰다. 
  2. 수구 힘 조절 - 고점자가 되기 시작하는 순간 나오는 디펜스이다. 힘 조절을 잘하므로 실수나 키스가 발생하였을 때 좋은 공을 주기도 한다. 
  3. 대충치는데 공 잘 맞는 느낌의 상대 - 당구는 잘 치면 좋은 거다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인 것에 넣었다. 이런 상대가 당구를 잘 배워서 조금 길들여지면 쉬운 상대가 되기도 한다. 
  4. 점수와 상관없이 잘치는 사람 - 가장 긍정적인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이다. 그러나 나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기도 하고 배울 것까지 많으면 힘들지만 당구를 재미있게 만드는 상대이다. 

 

모임에서 얘기가 나와서 한 번 정리해봤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필자는 위의 것들을 정말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초면인 분들과 치면 전투력이 약해지는 병이 생겼다. 

 

재미로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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