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치면 나를 약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크립토나이트 같은 사람 ㅠㅠ
크립토나이트(위키)는 강력한 히어로인 슈퍼맨조차 무기력하게 만드는 DC 코믹스 세계관에 존재하는 가상의 물질이다.
고수는 실력 하나로도 나를 숨막히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고수 뿐만 아니라 저점자의 경우도 나를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당구를 친다면 반드시 겪는 상황들이다.
이러한 것들을 오늘도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사람도 있다.
만약 본인이 후자라면 당구 치기에 정말 선천적인 재능을 하나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정적인
- 독특한 자세 - 당랑권 스탠스 같은, 두 무릎을 모두 같은 방향으로 과도하게 굽힌 상태인데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 스트로크 횟수가 많음 - 10회 이상 넘어가면 속터진다.
- 긴 인터벌 - 꼭 40초가 아니더라도 공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완급 조절도 없이 시간을 다 쓴다.
- 설계하는데 움직임이 없음 - 짧은 인터벌일 수도 있으나 움직임이 없다.
- 엎드렸다가 일어나는데 간단한 인사조차 안함 - 몇 번 겪으면 또 일어날 것이다 아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도 한다.
- 자기 당구 안된다고 빵빵 조짐 - 화가 났을까? 왜 화가 났을까? 라는 생각을 하나 심어준다. 괜히 미안해져서 같이 못 치게 될 수도 있다.
- 독특한 리듬을 갖고 있음 - 리듬을 속으로 맞추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어쩌면 비슷하게 따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세 손가락으로 큐를 잡음 - 모든 시선이 상대방의 손가락으로 가게 된다.
- 세게치려다가 춤을 추면서 부드럽게 큐질을 함 - 독특한 리듬의 한 종류인데 공이 잘 들어가면 저 스트로크가 맞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상하 격차가 큰 펌프질 - 같이 펌프질을 한다.
- 치면서 몸도 같이 비틈 - 과한 회전이 발생하고 공들이 놀라서 뛰어다니다가 테이블 밖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 같이 제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혼자 중얼거림 - 어느 새 중얼거림에 익숙해져서 당구는 뒷전이고 중얼거림의 내용을 궁금해하기도 한다. 중얼거림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분도 있는데 대화에 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 공이 깻잎 한장 차이로 새는데 상대방은 계속 고개를 끄덕 거림 - 마치 잘 쳤다고 인정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의 아픔을 상대방이 알아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끌리거나 전투력이 약해진다.
- 나이스를 하지 않음 - 이 사람에게 이 득점은 당연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 공이 빠질 때 굉장히 아쉬워하지만 바로 본인 칠 자세를 함 - 이런 분이 보통 나이스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냥 아무 말도 안 해줬으면 한다.
- 시선이 향해 있을 때 움직임 - 규칙적인 것은 그나마 나은데 불규칙한 경우 정말 신경 쓰인다. 특히 얼굴이나 머리를 계속 만지는 사람이 있는데 피부병이 있나 의심스럽다.
- 엎드려있는데 큐손질을 소리나게함 - 큐손질에 진심이다. 나무 줄판인 경우 목탁소리가 나기도 한다.
- 핸드폰 통화 - 전혀 거리낌 없이 받는다. 보통 통화 내용이 심각한 경우가 많다.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는데 위로해 주고 싶다.
- 카톡 주고받기 - 불규칙한 움직임 중에 하나다. 소리라도 꺼주면 좋겠다.
- 나 안보고 모니터 리플레이보기 - 쉬운 공이 떴을 때 막상 쳐서 성공하면 상대방이 맞았냐고 물어보고 기다렸다가 치자니 내가 샷 하는 리듬을 잃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도 마이너스가 된다.
- 트림하기, 방귀 뀌기 - 50이 넘어가는 상대방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대놓고 웃을 수도 없고 어르신들이니 어쩔 수 없지만 독특한 사운드가 나면 혼자 빵 터진다.
- 스트로크하는데 노려보기 - 무서운 눈빛의 소유자에게는 눈을 깔게 되거나 잦은 아이컨택으로 친밀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
- 치는 중에 말걸기 - 그냥 말을 거는 것은 가끔 있을 수 있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하면 질문이 점점 증폭되어 어느샌가 당구에 대한 생각보다 질문이 더 커진다.
- 전투력 0, zero - 어린 아이 같기도 하고 소녀 같기도 하다. 부끄러워하기라도 한다면 내 마음은 금세 녹아내린다. 상대방의 공이 안 맞는 게 심해지면 같이 가슴이 아파져서 공을 일부러 주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도 한다.
- 힘들어하고 한숨을 쉼 - 갑자기 안되는 경우라면 있을 수 있지만 너무 큰 한숨은 어느새 전염이 되어 나도 공이 잘 안 맞을 경우 따라 하게 된다. 너 한숨 나 한숨.
- 혀 차기 - 저 사람은 언제부터 혀를 차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 쩝쩝거리기 - 혀 차기파 vs 쩝쩝거리기파, 나눠지는 것 같다. 둘 다 하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쩝쩝거리기는 필자도 했었는데 내가 전염시켰을 수도 있다.
긍정적인
- 자연디펜스 - 저점자의 근본없는 스트로크 세기와 키스가 만나서 자연디펜스가 정말 잘되기도 한다. 저점자라 상대하기 싫은 게 아니라 힘든 게 싫은 것이다. 그래도 점수 올리시라고 긍정에 포함시켰다.
- 수구 힘 조절 - 고점자가 되기 시작하는 순간 나오는 디펜스이다. 힘 조절을 잘하므로 실수나 키스가 발생하였을 때 좋은 공을 주기도 한다.
- 대충치는데 공 잘 맞는 느낌의 상대 - 당구는 잘 치면 좋은 거다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인 것에 넣었다. 이런 상대가 당구를 잘 배워서 조금 길들여지면 쉬운 상대가 되기도 한다.
- 점수와 상관없이 잘치는 사람 - 가장 긍정적인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이다. 그러나 나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기도 하고 배울 것까지 많으면 힘들지만 당구를 재미있게 만드는 상대이다.
모임에서 얘기가 나와서 한 번 정리해봤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필자는 위의 것들을 정말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초면인 분들과 치면 전투력이 약해지는 병이 생겼다.
재미로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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